월동무 깍두기 이야기
살다 보면 계획에 없는 일을 하게 되는 날도 많은 것 같아요.
오늘이 그런 날입니다.
늦은 오후에 한살림 매장에 갔는데 바구니에 가득 들어있는 월동무를 발견했어요. 제 눈이 번쩍~
1.2kg 이상의 무를 10개 담아 결제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제가 무를 왜 샀냐 하면요
깍두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제주 무로 깍두기를 하면 달고 맛있어요.
그래서 저는 제주 저장무가 많이 보이면 깍두기 만들 생각에 눈이 반짝입니다.
제주 무의 특징은 달고 물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제주의 푸른 바다를 보며 자라서인지 크고 튼실하면서 속이 꽉 찬 무를 보면 몸이 튼튼해질 것 같은 생각이 절로 들어요.
이 저장무가 제주 무예요.
그래서 무를 닦았더니 물이 검은색이네요.
첫 번째 씻은 물은 그냥 버리기에 아까운 것 같아서 제주 흙을 닦은 물이니까 제주도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라며 화분에 줬어요. 오늘 밤 화분에 처음 온 제주 흙은 이야기하느라 잠도 못 자겠죠.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는 깍두기를 담습니다.
무를 썰어서 절여(30분) 놓고 양념장을 만들었어요.
무를 큰 것을 사서 7개를 썰었더니 김치통으로 하나가 되었어요.
재료를 알려 드릴게요.
무 1.2kg 이상 7개. 양파 큰 것 2개 소금 200g, 설탕 1스푼, 매실액 4스푼, 새우젓 4스푼, 생새우 200g, 액젓 4스푼, 파 1대,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찹쌀풀.
무의 크기도 다르고, 양념의 맛도 집집마다 다르죠. 각자 알맞게 넣어서 만들면 되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입맛인 것 같아요. 저희 친정어머니께서 음식을 정말 맛있게 잘하셨기 때문에 그 음식을 먹고 자란 저의 입맛이 맛있는 깍두기를 만드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은 쪽파와 고추씨를 안 넣고 만들었어요.
김장할 때 생새우를 넉넉히 사서 나눔 포장으로 냉동하고 봄까지는 김치에 넣어도 좋아요.
생새우와 새우젓은 다지지 않고 그냥 넣었어요.
양념을 섞은 다음 맛을 보며 저도 제 손맛에 반한답니다.
무를 절였는데 물이 이렇게 많이 나왔어요.
저는 물을 버리지 않고 깍두기를 다 버무린 다음 통에 담고 그릇을 부셔 깍두기 통 한쪽 옆으로 넣어줍니다. 그러면 깍두기 국물 맛이 끝내줘요. 혹시 무의 효능이 무엇인지 아세요. 어려서 가을무는 인삼보다 좋다는 말을 듣고 자랐어요. 무를 먹고 트림을 안 해야 좋다고 해서 친구들과 트림 참기 내기를 한적도 있습니다. 시골 외갓집에 가면 외할머니께서 고구마를 구워주시고 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를 한 그릇 퍼다 주시던 생각이 나는데요. 할머니께서 무는 천연소화제라고도 하셨어요. 무에는 소화효소인 디아스타아제가 들어있는데, 배변활동과 탄수화물 소화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본초강목에 보면 "생무즙은 소화를 촉진시키고 독을 푸는 효과가 있으며 오장을 이롭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면서 살결을 곱게 만든다"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면 옛날부터 무는 소화를 돕는 음식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깍두기가 좋다고 하네요.
무를 절여서 양념을 버무리면 먹을 때까지 색이 빨간 게 참 예쁘고 깍두기가 더 아삭아삭해서 맛있어요. 요즘 저장무로 깍두기를 하면 여름까지 먹어도 맛있어요. 저는 한여름에 신깍두기로 찌개를 해서 국물이 자작할 때 들기름 한 숟갈 넣고 저은 다음 한 소금 끓여서 찬물에 밥 말아서 얹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글을 쓰면서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네요.
깍두기를 다 버무린 다음 김치통에 넣고, 깍두기 버무린 그릇을 무 절이고 받아놓은 것으로 닦은 다음 그 물을 김치통 가장자리로 잘 넣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중간에 확 붜버리면 양념이 씻겨 내려가서 색이 미워져요.
이제 김치통 주변을 깨끗이 닦은 다음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비닐로 덮어고 뚜껑을 닫아서 이틀 정도 실온에서 숙성시킨 다음 김치냉장고에 보관합니다. 이렇게 깍두기 한통 담가놓으면 봄에 입맛 없을 때 정말 맛있어요. 그리고 김장김치를 좀 더 오래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깍두기를 담고 무 3개가 남았는데 동치미, 무전, 뭇국, 무초 저림, 무장아찌, 무생채 등등 너무 많은 요리가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데 오늘은 요리 끝 ~^^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냉이 된장 찌개 :: 봄냄새가 솔솔풍기는 맛 &냉이의 효능/ 부작용 (0) | 2022.03.25 |
---|---|
쑥국맛있게 끓이는 법 :: 쑥향기 가득담은 쑥국 &쑥의 효능/ 부작용 (0) | 2022.03.25 |
미나리 초무침 만드는 법 :: 미나리의 효능 (0) | 2022.03.21 |
냉이 무침 만드는 법 :: 냉이 손질법 & 냉이의 효능/부작용 (0) | 2022.03.19 |
달래 손질법 :: 달래 보관법& 달래의 효능 (0) | 2022.03.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