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대 - 금강굴 - 금강문 - 마등령 삼거리 - 공룡능선(마한봉, 친화대, 무너미고개) 희운각 대피소 -소청- 중청 - 대청봉 - 오색(남설악탐방지원센터)
2021년 6월 5일 토요일 새벽 3시 30분에 산행을 위해 신흥사 매표소 앞에 섰다. 입장료는 성인 3,500원이다. 표를 사고들어가는데 검표하는 사람이 없다.
신흥사 매표소에서 - 비선대 - 금강굴 - 금강문 - 마등령 삼거리 - 공룡능선(마한봉, 친화대, 무너미고개) 희운각 대피소 -소청- 중청 - 대청봉 - 오색(남설악탐방지원센터)을 통과하는 산행을 시작했다
신흥사 매표소 앞에는 등산 준비를 마치고 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은 인파다. 지난밤부터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서 산에 올라가야 할지 말지 생각하다 하늘을 보았더니 밤하늘에 별들이 내 머리 위로 쏟아질 듯 반짝이고 있다.
빛나는 별을 보며 산행을 강행하기로 했다. 우리 일행은 해드 랜턴을 끼고 걷다가 불을 끄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각자 아는 별자리들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북두칠성, 거문고자리, 북극성, 백조자리, 화살자리, 전갈자리 등을 찾아보다 어린 시절 여름밤에 친구들과 명석에 누워 밤하늘에 수없이 많은 별들이 빛나던 때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던 생각이 났다. 우리 일행은 어린 시절 많은 별을 보았던 추억을 잠시 이야기하며 랜턴을 켜고 열심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바람이 엄청 세게 부는데 너덜길을 걷는 것은 힘들었다. 어둠이 조금씩 가셔 가고 있는데 저 높은 곳에 금강굴이 보였다.
우리는 금강굴 입구를 지나 산 중턱에 올랐을 때 뒤로 보이는 설악산의 풍경들이 히미 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날씨는 운무가 살짝 끼어서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설악산의 멋진 모습에 기분은 상쾌했다.
저 멀리 화채능선이 보이고 조금 더 걸어가면 권금성이 여명을 받아 아름다운 자태를 살짝 보여 준다.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세찬 바람이 불어와 폰을 잡은 손이 흔들린다. 조금 더 걸어 산허리를 돌아 올라가니까 금강 계곡의 우람함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에서 보인다.
산을 오르던 사람들은 돌풍이 세차게 부는 데도 바위의 아슬아슬한 곳까지 올라가 멋진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가 하면 한 팀은 부지런히 내려와서 왜 내려오느냐고 물어봤더니 오늘은 날씨가 음산해서 공룡능선을 탈 수 없을 것 같아서 다음을 기약하고 내려간다고 잘 생각해서 올라가라고 한다. 구름이 몰려왔다 거센 바람이 밀어냈다 하는 자연의 움직임이 너덜길의 돌들도 풍화작용에 의해 부서진 돌들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거센 돌풍이 몰아가던 산모퉁이를 돌아 가는데 갑자기 내 앞으로 3번째 가던 여자분이 "으아악!" 하고 큰 소리를 질러서 왜 그러느냐고 달려갔다. 그곳에는 5Kg 정도의 낙석이 그 녀의 발 앞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놀란 그녀를 다 같이 위로해주고 함께 즐겁게 길을 재촉하다. 옆을 보았더니 저 멀리 울산 바위가 보인다. 울산바위는 중학교 때 수학여행 와서 한번 올라간 기억도 잠깐 우리 일행은 갈길을 재촉했다.
시야를 현혹하듯 능선들이 죽 늘어서 선을 보이는 듯 범봉, 용화장성, 귀때기청봉, 1275봉이 우리를 빨리 올라오라고 유혹한다. 유혹하는 것은 산의 멋진 풍경뿐이 아니라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보이는 꽃들도 한몫한다.
깊은 산에서 볼 수 있는 함박꽃이 우아한 자태와 향을 뽐내며 설악산 등산로를 수놓고 있다. 여름 숲 속에서 볼 수 있는 귀한 꽃이다. 함박꽃의 아름다움에 반한 일행은 정원이 넓다면 함박꽃나무를 심고 싶다고 한다.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서 곱고 아름다운 함박꽃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가 너무 힘들었다.
수없이 많은 돌길과 수없이 많은 계단을 걸어서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했다. 마등령에서부터 공룡능선은 시작된다. 아름다운 암봉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너무 좋다.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했다는 것을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 꽃 큰앵초가 알리고 있다. 큰앵초는 높은 산 나무숲 중에서도 습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꽃인데 이곳 마등령에서 화사하게 피어 산행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마가목 꽃이 온산을 뒤덮고 마가목 꽃 너무로 보이는 설악산의 풍경은 운무 속에서 흐릿하게 보여도 그 선이 너무 아름답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공룡능선의 아름다운 암봉들 사이를 걷게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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