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5봉을 에서 신선대로 향하는 길은 험한 코스여서 잠시 쉬며 무릎이 아프다는 일행에게 비상으로 준비해온 무릎보호대를 꺼내서 감아주고 간식을 먹은 후 걷기 시작했다.
그 해 미국 서부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갔는데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산처럼 큰 바위가 즐비하게 늘어선 것을 보고 공룡능선의 바위는 귀여운 바위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났다. 그러나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경관과 설악산 공룡능선의 비경은 서로 견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1275봉을 내려가면서 철난간도 만나고 급경사도 오르고 내려가며 체력 체크를 하는데 좋은 구간이다. 철난간이나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것은 팔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체력이 준비되지 않은 초보자들이 걷기에는 많이 힘든 곳이다.
일행 중 한 분이 신성봉이 보이는 넓고 평평한 바위를 찾았다. 그곳에서 쉬면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고 무릎이 불편 한 사람은 무릎보호대를 다시 매고 이제부터는 마약(소금 포도당)을 먹으면서 걸어야 할 것 같다. (등산 시 소금 포도당을 먹으면서 산행을 하면 지치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다.)
신성봉은 휘운각 쪽에서 시작하면 첫 번째 봉우리이고, 마등령에서 시작하면 마지막 봉우리이다.
큰 바위가 말머리 같이 생겼는데 중간이 갈라지고 있는 신기한 모습을 보았다. 일행과 저 바위가 갈라지고 있는데 옆으로 지나갈 때 갈라져서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했더니, 아마도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은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ㅎㅎ
신성봉을 가는 길도 돌계단을 올라가고 또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비탈길을 올라가다 보니 저 멀리 소청이 보인다.
설악산 공룡능선구간은 희귀 야생화의 천국이다. 처음 보는 꽃도 많고,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꽃들도 많다.
신성봉을 가는 중간에 크고 작은 암봉들이 많이 있다. 공룡능선은 어느 쪽을 보아도 아름다운 그림이 펼쳐 저 있는 것 같다.
이제 조금만 걸어가면 신성봉에 올라간다. 오늘 기상이 별로 좋지 않아서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분다.
공룡의 뼈를 닮은 능선을 공룡능선이라고 한다. 그것은 설악이 자랑하는 암봉들로 이루어져 있다. 좌측부터 큰 새봉, 나한봉, 1275봉, 마등봉, 노인봉, 범봉, 희야봉, 형제봉, 유선 대가 한눈에 보인다.
이제 공룡능선 코스는 끝났다. 휘운각으로 내려가는 험한 철난간만 통과하고 대청봉을 거처 오색으로 내려가면 오늘 등반은 끝나는 것이다.
휘운각 대피소가 공사를 하고 길가에 탁자가 놓여있어 앉아서 간식을 먹는데 다람쥐가 내려왔다. 다람쥐가 과일은 안 먹고 비스킷만 먹는다. 사람들이 손으로 만져도 가만히 있는다. 이 사진은 새끼 다람쥐 사진인데 다른 사진의 다람쥐는 털도 눈도 정상이 아니게 보인다. 다람쥐는 밤이나 도토리를 먹고사는 동물인데 사람들이 주는 단 음식에 길들여지면 치아가 상하게 되고 병을 알게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다람쥐에게 먹이 주는 것을 이젠 그만 해야 할 것 같다.
휘운각 대피소가 30명 정도만 수용했었는데 코로나 19로 문을 닫고 새로 크게 대피소를 다시 짓고 있다. 언제쯤 새로 개장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크게 짓고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 기대된다.
휘운각에서 무릎이 아파 걷기 힘들다는 일행과 천천히 계단을 걸어서 올라와 뒤를 돌아다보니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보였다.
대청봉을 향해서 올라가다 뒤를 보니까 우측 우리가 지나온 곳이 금방 운무가 내려 어둡게 보이지만 나름 아름답다.
중청대피소에서 간식도 먹고 물도 사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무릎 아픈 사람들 파스도 바르고 보호대도 다시 부착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청봉을 향하여 올라간다.
바람과 운무가 내리는 대청봉 오르는길
대청에서 오색으로 가는 길은 처음에는 좋았다. 농담도 하며 금방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청봉에서 오후 7:10분에 출발을 했다. 산중에 곧 어둠이 왔다. 해드 랜턴을 끼고 걷기 시작했다. 계단보다는 돌계단이 더 많았고 너덜길이 너무 험하고 많아서 흙길이 조금만 나오면 일행은 환호했다. 어두운 밤길을 한참 걷다 일행 중 한 명이 빨간 불을 보았다고 한다. 곧 도착할 것 같다고 했다. 조금 있으니 정말 많은 불빛이 반짝였다. 그런데 한참을 가다 보니까 불빛은 보이지 않았다. 내려만 가야 하는 줄 알았는 데 올라가는 길도 있었다. 무릎이 아픈 사람만 힘든 게 아니라 보조를 맞춰주려니가 멀쩡한 사람도 아파오는 것 같았다. 길가엔 향기로운 꽃들도 피어있고, 함박꽃이 랜턴의 불빛에 환하게 빛나는 것 같았다. 내가 선두에 가고 있었는데 까만 뱀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같아서 자세히 보니까 케이블선이 못이 박혀 있는 것이었다.
한밤중에 산행을 하는 것은 20대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몇 년 전에 딸이 사준 해드 랜턴은 작은 건전지 3개를 끼우면 48시간 사용할 수 있고 불빛도 아주 밝은 것이다. 그것을 끼고 걸으며 20대에 야간산행을 할 때 커다란 빨간 손전등을 들고 걷던 생각이 났다. 그때는 손주 변으로 벌래들이 날아들었는데 머리에다 랜턴을 끼고 가니까 눈 가까이 나방들이 날아와서 가끔 불을 꺼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러면서도 산에서 멧돼지라도 나오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돌길을 계속 걷게 되어 발을 헛디뎌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한시도 신경을 늦출 수가 없었다.
험한 길은 계속되고 돌길이 처음엔 지압이 된다고 좋아했는데 나중에는 발바닥이 아파왔다. 말없이 걷다가 좋은 길이 잠깐 나왔다 돌길이 또 나오면 야유를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꽃길만 걸으라고 한다. 꽃길보다 돌길도 즐거울 수도 있다. 사람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오늘 걷는 길이 인생을 함축해 놓은 길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늘 이정표 중에 가장 반가운 이정표였다. 계속 걸으면서 이정표를 보면서 왔는데 1Km라고 적혀 있는데도 몇 시간이 걸린 것 같은 힘든(돌길이 너무 길어서 그곳은 계단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은) 코스였다. 그런데 이번 이정표부터는 돌길은 없고 다리와 나무로 된 길이여서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밤 11시 2분에 이곳에 도착했다. 이젠 차가 있는 곳까지 400m만 걸어가면 된다.
밤하늘을 보았다. 너무 많은 별들이 고생 많았다고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아이폰으로 찍었는데도 별들이 잘 보이게 나왔다. 별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집으로 달려왔다.
우리가 산행한 시간과 속도를 함께한 샘이 하루의 일정표를 캡처해서 전달해 줬다.
나는 43,531걸음을 걸었다. 이번 코스는 돌길이 가장 많은 가장 험한 코스를 택한 것 같다고 생가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룡능선 코스는 한계령에서 올라가서 중청- 휘운각 -공룡능선- 백담사로 내려오는 길을 좋아한다. 오늘 코스도 힘들지만 오랜만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끝
설악산 공룡능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꿈의 등산 코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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